"마이스 산업발전, 전문인력 양성에서 시작"...마이스업계 한목소리

'제1회 한국 마이스산업 발전협의회' 개최
컨벤션센터 있는 지역은 '경제 효과 10배'
김나윤 기자 2024-03-25 20:09:46
▲25일 열린 '마이스 글로벌 도약 선포식' 행사 참가자 모두가 K-마이스 산업 재도약을 위한 세레모니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마이스 산업은 10년 이상 장기적인 지원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공동주최로 25일 서울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2024년 제1회 한국 마이스산업 발전협의회'에 모인 지자체 민·관·학계 마이스 관계자들은 정부를 향해 한목소리로 '지역특화 마이스'와 '컨벤션뷰로 등 전문인력 양성'을 촉구했다.

수원컨벤션센터 이필근 센터장은 "일부에서 컨벤션센터는 투입되는 돈에 비해 가동률이 저조해 '돈 먹는 하마'라고 비판하지만, 지난해 12월 연구용역 결과 컨벤션센터가 지역에 10배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컨벤션센터 수입이 10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인근지역에는 1000억의 경제효과를 내는 셈"이라고 지역에 특화된 마이스 산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비수도권에서 마이스를 유치하는 것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방안"이라며 "산에 지역 컨센션센터를 지어놓고 대관이 안된다고 하면 무슨 의미냐"고 꼬집었다. 정부 차원에서 컨벤션센터 부지를 지정할 때 주변 입지와 인프라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컨벤션뷰로의 배양철 대표는 "지방 마이스는 단기지원에 그치지 않는 10년 이상의 장기적 지원 및 전문 마이스 인력육성이 필요하다"며 "특히 국제회의 유치는 사람간 연결, 즉 네트워킹이 핵심이고 이를 위해서는 유치 전문인력이 매우 중요한데 현 국내 공공기관의 순환보직 구조상 인력양성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례로 호주 컨벤션뷰로는 30명이 연간 90건의 회의를 유치하는데 우리나라는 규모가 가장 큰 서울관광재단도 마이스 인력이 20명이 안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배양철 대표는 "대구의 경우 3명이 20명분의 일을 하고 연간 50건의 회의를 유치한다"며 "나머지는 순환보직으로 채워져 인맥과 전문성을 쌓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게다가 컨벤션뷰로와 엑스코 조직이 통합되는 추세여서 이 인력마저 유지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배 대표는 "마이스 전문인력을 양성하려면 순환보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마이스업체 오프너디오씨 황성민 대표는 "마이스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지원금을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 안바뀌게 해주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황 대표는 "공공은 통폐합, 전공은 없어지고, 업계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인력은 이탈하고 있다"며 "이게 마이스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우리나라는 지역간 경쟁이 심하고 내부경쟁 또한 치열하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몇 개 안되는 마이스 기관끼리 서로 행사를 유치하려 싸우고 있는데 지역별 특색을 살려 국제회의를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강원관광재단 최성현 대표는 "강원도가 정부에서 마이스 특구로 지정됐지만, 정부가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혜택은 전무하다"며 "정부에서 지역분산사업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요청했다. 강릉관광개발공사 강희문 사장도 "기초지자체에서 마이스를 키우는 일은 어려운 일"이라며 "기초지자체에서 준비하는 국내학회, 포럼을 적극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경남관광재단 황희곤 대표도 "관광뿐 아니라 마이스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해외보다 뒤처지고 있다"며 "대한민국만의 새로운 마이스 모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마이스업계의 인력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는 마이스업계에 청년 지원자들이 몰려드는 반면에 국내는 청년 지원자들이 기피하고 있는 것에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윤유식 경희대학교 교수는 "마이스 행사가 컨벤션센터 안에서만 개최된다는 인식 때문에 마이스가 지역 전체에 파급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인식이 저조한 것"이라며 "행사를 단순히 개최하는데 필요한 자금이 아닌, 행사를 실질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내실 지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자리에서 서울관광재단을 비롯한 지자체 관계자들은 지역의 마이스 행사 및 정책을 홍보하며 긴밀한 관심과 협력을 당부했다. 신한승 대전관광공사 단장은 "지자체간 출혈경쟁보다 서로 협력하는 구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1회 한국 마이스산업 발전협의회는 '마이스 글로벌 도약 선포식'과 연계돼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 마이스 전담조직과 지자체, 컨벤션센터, 유관 학·협회, 민간기업 등 관계자 약 200여명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