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미술관 '연꽃처럼' 展 관람객 6만명 돌파

김나윤 기자 2024-06-04 18:14:59
▲호암미술관 전시 전경(사진=삼성전자)

호암미술관의 대규모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관람객이 6만명을 돌파했다.

4일 삼성전자는 "2023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 이후 호암미술관의 첫 고미술 기획전이자 한국과 일본, 중국 3개국의 불교미술을 '여성'이라는 키워드로 본격 조명한 세계 최초의 전시"라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개인 소장가로부터 대여해온 '백제의 미소' 금동 관음보살 입상은 국내에서 일반인에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며, 고려시대 국보급 작품 나전 국당초문 경함은 전세계에 단 6점만 남은 진귀한 명품이다.

기획전에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불설대보부모은중경, 궁중숭불도, 자수 아미타여래도 등도 함께 전시됐다. 선대회장의 기증품이 창업회장이 만든 미술관에 다시 돌아와 세계적인 명품들과 나란히 '세계 최초의 기획'에 함께 전시되는 특별한 인연 또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문화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1-7, 아미타여래삼존도, 아미타여래도, 석가여래설법도 등 4점도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에 최초로 공개됐다.

호암미술관은 이번 기획전의 기획과 전시에 5년의 시간을 들였다. 전시에 포함된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 <수월관음보살도> 같은 고서화는 자국 소장처에서도 자주 전시하지 않고, 한번 전시되면 상당 기간 작품 보존을 위해 의무적인 휴지기가 있어 그만큼 전시되는 기회 자체가 드물다.

해외에서 중요 작품 한두 점을 대여해 전시하는 경우는 있지만 한국과 일본, 미국, 유럽에 소재한 27개 컬렉션에서 불교미술 걸작품 92점(한국 48, 중국 19, 일본 25)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는 극히 이례적이다. 92건 중 한국에 처음 들어온 작품만 47건이다.

오는 16일 폐막을 앞둔 '연꽃처럼' 기획전은 한국 불교미술 전시에 새로운 획을 긋는, '다시 보기 힘든 기획전'이라는 평가 속에 미술 전문가는 물론 일반 관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기획전은 지난 3월 27일 개막 후 지난달 말까지 총 6만명이 관람해 하루 평균 관람객 수가 1000명이 넘었으며, 폐막을 10여일 앞두고 관람객의 발걸음은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이솔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미술학과 교수는 "불교미술 전시에서 볼 수 없었던 공간 연출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곡선으로 연출한 관음보살도 공간에 이어 직선으로 구획된 백자 불상(백자 백의관음보살 입상) 공간이 이어지는 연출이 현대미술 전시장을 보는 것 같이 신선했다"고 평했다.

김영나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한 곳에서 보기 힘든 불교미술의 명품들"이라고 말했고, 이데 세이노스케(井手誠之輔) 일본 규슈대 교수는 "귀중한 작품들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재회해 한 자리에 늘어선 모습이 장관이었다"며 연구자들의 염원을 이뤄준 전시회"라고 평가했다. 정병모 전 경주대 교수도 "백제 불상의 미소가 그리워 여러 번 전시를 관람했다"고 말했다.

이번 기획전은 이병철 창업회장, 이건희 선대회장, 그리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으로 이어지는 3대에 걸친 미술 사랑과 노블리스 오블리주로 국민들에게 명작의 힘과 작품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며 국내 미술문화 부흥과 국민들의 '문화 향유권'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암미술관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30여년에 걸쳐 수집한 미술품을 기반으로 1982년 4월 22일 개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