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 150m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여의도의 풍경은 장관이었다. 상공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고공의 아찔함을 날려버릴 정도로 상쾌했다.
2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하늘에 지름 22m 크기의 거대한 달이 떠올랐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6개월의 준비끝에 선보인 계류식 가스기구 '서울달'이 베일을 벗는 순간이었다.
서울시는 서울의 관광 랜드마크가 될 '서울달'을 7월부터 본격 운영하기에 앞서 이날 기자들을 대상으로 시범운행을 진행했다. 정원 30명의 원통형 기구에 기자를 포함해 12명이 올라탔다. 기구의 몸통은 전부 그물이 촘촘하게 둘러쳐 있었다. 열기구 한번 타본 적 없는 기자는 '설램반 기대반'으로 난생 처음 하늘로 오르는 기구에 발을 올렸다.
휴대폰을 그물 밖으로 내밀지 말라는 파일럿의 안내와 함께, 서울달이 살짝 덜컹이며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상에서 3m까지는 천천히 떠올라 견딜만 했다. 그러나 3m부터 상공 150m까지는 초속 0.7m 속도로 올라갔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에 더울 줄 알았는데 거대한 풍선이 그늘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150m까지 올라간 상공은 더없이 시원했다.
무엇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서울은 푸른 하늘과 푸른 녹음의 조화로 절경이었다. 비행기 차창밖에서 바라본 상공과 딴판이었다. 실사를 보는 느낌이랄까. 기구에 올라탄 사람들은 저마다 탄성을 내며, 카메라에 서울의 풍경을 담기 바빴다. 때마침 맑은 하늘이 펼쳐져 있어 남산타워와 북한산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서울관광재단 관계자는 "맑은 날에는 15km~30km까지 보인다"고 했다.
기구는 상공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크게 흔들리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아득하게 내려다보이는 풍경과 조금씩 전해지는 흔들림은 오금을 저리게 했다. 없던 고소공포증도 밀려오게 만드는 아찔함에, 몇몇 사람들은 무서워하며 주저앉았다. 기자도 결국 버티지 못하고 잠시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스릴감 하나는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공에서 약 15분간 머물던 기구는 초속 0.6m 속도로 지상으로 내려왔다.
헬륨의 부력을 이용해 수직 비행하는 '계류식 가스기구'는 전세계 17개국, 아시아에서 2대 운영되고 있다. 가스기구는 열기구와 달리 비인화성 가스를 사용한다. 기구 몸체가 케이블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예정된 비행구간 외의 장소로 이탈할 위험이 매우 낮다. '서울달'은 19~64세 성인은 1인 2만5000원이고, 36개월~18세까지 1인 2만원이다. 이 탑승가격은 전세계에서 가장 저렴하다고 게 서울관광재단측의 설명이다.
'서울달'은 오는 7월 6일~8월 22일까지 시범운영을 거쳐 8월 23일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된다. 정기 시설점검이 진행되는 월요일을 제외한 화~일요일 12시~22시까지 운영된다. 비행기구 특성상 기상상황에 따라 운행이 변동될 수 있다. 1회당 최대 30명까지 탑승할 수 있고 일반객 탑승시 카메라를 들고 타는 것이 금지된다.
무더위를 식히며 서울 전경을 내려다보고 싶다면 '서울달'을 타보는 것은 어떨까. 올여름 최고로 시원한 여름나들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