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코리아 마이스 엑스포 2024'(KME)의 부대행사로 진행되는 '마이스 웨이브' 컨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은 "대도시, 컨벤션센터 중심으로 이뤄지는 마이스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지역특화 마이스를 육성해야 하며, 도시 전체를 하나의 마이스 클러스터로 형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향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초빙석좌연구위원은 '지역마이스도시 중장기 발전 전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지역마이스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지원은 대도시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국제회의 개최지로서 대도시와 중소도시간 격차가 벌어지며 국제회의 유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 한계의 해답으로 지역특화 마이스를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역마이스 육성은 도시 핵심산업으로서 어떻게 마이스를 육성하는가와 함께, 도시가치를 어떻게 높이는가의 문제"라며 "마이스 클러스터 특화지구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종합적이고 융합적인 발전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이스는 도시의 주력산업과 연계되고 특히 중소도시는 스몰마이스 특화상품 위주로 개발돼야 한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중장기적으로 마이스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이스의 단독발전이 아닌 도시와 연합발전하는 체계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여기에 기초 인프라 및 지역 특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수립하고 마이스 클러스터와 관광연계 프로그램 강화해야 한다. 또 운영이 지속가능해지려면 스마트 기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즉 관광을 최첨단 스마트 인프라와 연계할 필요가 있다.
김 연구위원은 "문화자산과 지역특성의 연계, 즉 도시 마이스와 도시 문화자원을 결합해 도시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장기적 전략과 더불어, 민관협력이 중요하다. 김 연구위원은 "지방정부의 주도와 더불어 민관 협동 거버넌스가 함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지민 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 전략기획이사는 '지역마이스생태계와 스타트업 육성 전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생태계를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원 순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 그리고 가장 작은 단위의 구성원을 활성화하는 것"이라며 "지역마이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산업생태계에서 활성화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인 스타트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단순 컨벤션센터 중심으로 이뤄지는 마이스가 아닌 도시 전체가 하나의 마이스 유기체처럼 돌아가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생태계 육성이 필수라는 것이다.
윤 이사는 여기서 지역마이스 성장견인을 위한 요인으로 스타트업, 특히 관광 스타트업에 초점을 맞췄다. 윤 이사는 스타트업이 "유니크베뉴를 기획하고 운영, 유치하는 것과 더불어 숙박/외식/관광체험업을 창업 및 운영하는 역할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지역주민 참여 커뮤니티가 또 하나의 비즈니스로 떠오르고 디지털, 데이터, AI 관련 스타트업도 마이스의 디지털 전환에 기여한다.
윤 이사는 마이스 산업 자체가 수도권에 집중돼있어 각 지역의 문화적, 자연적 특색을 살려 차별화된 행사를 기획하고 지속가능한 운영모델을 구축할 것을 제언했다. 특히 지역 특화 스타트업을 활성화하는 데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재정과 인프라를 지원하고 정책네트워크를 활성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중앙정부 및 관련 협회와 협력해 마이스 산업 및 스타트업 통합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윤 이사는 주장했다.
송나영 로컬임팩트연구소 대표는 '일본의 지역특화 마이스도시 성공전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일본의 마이스 산업 사례를 소개하며 "일본에서는 대도시뿐만 아니라 인프라 투자를 과감하게 추진하고 이는 컨벤션센터뿐만 아니라 숙박시설 개선, 교통인프라에도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1998년도부터 국제회의 관광진흥법을 제정하고 5년 단위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최근 5차 계획에서는 친환경마이스, 디지털전환, 지역특화콘텐츠 개발 등을 주요과제로 추진 중이다. 그 결과 2019년 기준 일본 마이스 시장규모는 약 3조5000억엔으로 추산됐으며 그중 국제회의와 전시회는 1조엔 이상의 경제효과를 창출해왔다.
특히 일본의 지역마이스 전략은 각 지역의 고유 산업과 자원을 통합해 활용하고,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지역 내 산업과도 연계해 성장을 도모한다고 송 대표는 강조했다.
가령 미야자키는 서핑 명소로 유명하다는 강점을 활용해 서핑 문화와 결합한 마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교토는 지역의 전통유산을 유니크베뉴로 십분 활용하고 있으며 도쿄는 기술혁신에 강점을 두고 첨단기술을 마이스에 구현하고 있다. 고베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대표적 케이스로, 1995년 한신 대지진을 계기로 재난 대응과 회복력 강화를 주제로 한 마이스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오키나와의 나하는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관광 가이드 역할을 수행하고 수익을 배분받아 주민 지지도를 확보한 중요한 사례다.
송 대표는 "일본은 지역특화 전략을 통해 마이스산업을 차별화하고, 경험경제를 창출하고 있다"며 "일본의 마이스 특화 전략은 한국의 마이스 산업에 있어 지역의 고유자원과 잠재력을 활용하는 혁신적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단순 컨벤션행사 유치를 넘어서 지역 고유의 마이스 경험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연택 한국관광정책연구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컨벤션산업이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컨벤션센터에서 공간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가 새로운 시대 새로운 경쟁전략을 세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