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개최 이상무?...계엄·탄핵정국에 국제행사 '먹구름'

김나윤 기자 2024-12-16 15:43:35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된 APEC 비공식 고위관리회의 (사진=연합뉴스/외교부)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이르기까지 정국이 어수선해지면서 내년에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부터 2026년 여수 세계섬박람회에 이르기까지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 먹구름이 끼었다.

16일 '2026 여수 세계 섬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중앙지방협력회의 차원에서 진행되던 섬박람회 지원방안에 대한 논의가 최근 중단됐다고 밝혔다. 내년 1~2월 사이에 여수에서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실무적인 준비를 진행했지만 이 회의에 대한 검토를 지시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직무가 정지되면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등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토대로 지역간 균형발전 정책효과를 높이고자 구성된 기구로 대통령을 의장으로 기재부·교육부·행안부 장관, 시도지사 등이 참여한다.

전남도와 조직위는 일정 등에 변수는 있더라도 다음 회의에서 섬박람회를 안건으로 다루도록 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탄핵 정국 전에) 정부, 전남도와 자료를 주고받으면서 한때 긴박하게 준비가 진행되기도 했다"며 "정부 상황이 여의찮아 언제 회의가 열릴지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다음 회의 때 섬박람회 지원 방안을 꼭 논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5개국 주한대사들은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의 파장을 논의하고 내년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각자의 최우방 동맹국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첩보 동맹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소속 국가들이다.

이 자리에서 "APEC 시기까지 한국의 상황이 정리되지 않으면 경주 APEC을 포함해 국제 정상회담 전체의 보이콧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APEC을 보이콧하기로 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다만 주한미국대사관은 곧바로 X(옛 트위터)에 "김준형 의원이 주장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주한 호주대사관도 한국의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지지하는 뜻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외교부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공식고위관리회의(ISOM)를 개최하며 APEC 의장국으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ISOM에 APEC 회원 대표들이 모두 참석해 내년 회의에 대한 지지와 기대를 표명했다"며 "정부는 성공적인 APEC 개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경상북도는 지난 15일 APEC 정상회의 추진상황 점검에 나섰다. 경북도는 보건복지부, 경주시 등과 응급의료대책반 구성, 응급의료지원단 발족, 현장응급의료소 설치, 신속한 환자이송체계 방안, 숙소별 전담병원 매칭 등 실행방안을 폭넓게 논의했으며 예산 1716억원을 확보하고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지원 특별법' 등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사실상 공석이고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도 내란죄로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등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APEC 준비에도 차질이 초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