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가라고 '임시공휴일' 지정했더니...'해외여행'만 북새통

김나윤 기자 2025-01-22 11:22:39
▲제주도 한라산 윗세오름 (사진=모두투어)

정부가 국내관광 및 내수 시장을 살리기 위해 이달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지만, 정작 길어진 설연휴에 국내가 아닌 해외여행객만 늘어나고 있다. 임시공휴일과 무관한 인바운드 여행업계는 여전히 빛을 못보고 있다.

22일 모두투어는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한 직후 해외여행 예약률이 최대 140% 상승했다고 밝혔다. 여행 출발일자는 모두 설 연휴가 포함된 1월 25일~2월 2일 사이다. 또 국내공항을 통해 130만여명이 해외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지난 14일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번 설 연휴에는 28∼30일이므로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25일~30일까지 6일을 내리 쉴 수 있다. 여기에 31일까지 연차로 사용하면 '9일 연휴'가 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민들께서 모처럼 긴 연휴기간 충분한 재충전 시간을 갖고, 국내 여행과 착한 소비 활동 등을 통해 내수를 살리고 상생 분위기를 만드는 데 적극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여행을 촉진하려는 정부의 의도와 달리,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해외여행 수요만 급증하는 모습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열흘간 국내에서 운영중인 6곳의 국제공항에서 총 134만295명(출발 기준)이 해외로 떠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인천공항에서 104만6647명, 한국공항공사가 현재 국제선 노선을 운영하는 김포·김해·제주·청주·대구공항에서 29만3648명이 각각 국제선 항공편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해공항에서는 15만8000명, 김포공항에서는 5만3000명이 출국할 예정이다.

열흘간 하루평균 출발 승객은 13만4000명으로, 지난해 설 연휴 일평균(11만7000명)보다 13.8% 증가할 전망이다. 2020∼2024년 총 10번의 명절 연휴 중 이번 설 연휴보다 일평균 승객이 더 많았던 때는 지난해 추석(13만7000명)뿐이었다.

마이리얼트립에 따르면 25일~30일 해외 항공권 예약은 전년 연휴(2월9일~12일) 대비 약 2배 이상 늘었다. 지역별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면 동남아는 4배, 일본은 1.5배, 그외 지역도 평균 1~1.5배 증가했다.

노랑풍선의 설 연휴 패키지 여행객 수는 지난 주(1월18일~24일) 대비 약 2.5배 증가했다. 가장 인기있는 지역은 일본(40%)이었으며 이어 베트남(20%), 중국(18%), 서유럽(8%), 호주(7%) 순이었다.

하나투어의 경우 올해 1월 예약동향이 작년 1월과 유사해 설 연휴 예약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연휴 초반인 24일부터 27일까지는 베트남(24%), 일본(17%), 유럽(11%), 중국(9%) 순으로 나타났고 연휴 후반인 28일부터 30일까지는 일본(28%), 베트남(25%), 중국(8%), 유럽(7%) 순으로 높았다. 

최장 9일의 연휴이니만큼 유럽 등 장거리 여행지에 대한 수요도 올랐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작년에는 설 연휴 기간이 짧아 동남아(55%), 일본(27%) 등 근거리 여행지 선호도가 훨씬 높았다. 반면 올해는 유럽 등 장거리 여행지 예약률이 7%에서 11%로 비교적 상승했다. 교원투어에서도 서유럽(11.8%)과 동유럽(7.8%)이 각각 3위와 5위로 장거리 여행 선호도가 두드러졌다.

다만 모두투어는 국내여행 예약률도 1~2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했다며 이 또한 유의미한 변화라고 보고 있다. 특히 겨울 여행객을 타겟팅해 겨울축제, 설경 등을 볼 수 있는 기획전을 만들고, 체험 위주 여행상품을 확대하며 겨울축제 상품 위주로 국내여행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이달 예약률 상승에 임시공휴일 지정이 큰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라며 "직전에 제주항공참사로 여행심리가 완전히 위축되고 여행사들도 일체의 홍보활동을 하지 못해 예약률이 매우 저조했는데, 국가애도기간이 끝나고 홍보를 재개하려는 타이밍에 맞춰 임시공휴일 지정이 발표돼 여행수요 회복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웃바운드(해외로 나가는 여행) 여행업계는 임시공휴일 지정의 이점을 어느정도 보고 있지만, 인바운드(해외에서 들어오는 여행) 여행업계는 여전히 침체돼 있다. 국내에서만 적용되는 임시공휴일은 해외 잠재 방한객들에게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는 인바운드 시장이 회복하려면 한국이 여전히 방문하기 안전한 곳이라는 인식을 제고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마이스협회 관계자는 "현재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해외에서는 한국이 불안한 나라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는데, 실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하나같이 큰 만족을 표했다"며 "자국에 돌아가 한국이 여전히 안전한 나라임을 적극 홍보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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