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연합회, 촉각 전문 전시 '어두운 미술관'에 음성해설 지원

김나윤 기자 2025-08-20 09:41:53
▲'시각장애인을 위한 어두운 미술관'에서 관람객이 촉각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유니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가 유니원커뮤니케이션즈(이하 유니원)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최초의 촉각 전문 전시 '시각장애인을 위한 어두운 미술관'에 음성해설을 지원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르네상스, 인상주의, 현대미술 등 다양한 장르와 시대를 아우르는 명화들을 촉각으로 재현해 관람객이 손끝으로 작품의 형태와 질감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의 음성해설은 한시련이 원고 감수를 지원해 작품의 배경과 예술적 의미를 함께 전달한다. 녹음에는 1990년대 큰 인기를 모은 외화 시리즈 '엑스파일(The X-FILES)'의 남녀 주인공 더빙을 맡았던 서혜정 성우와 이규화 성우가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유니원은 이번 전시가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든 관람객이 촉각과 청각을 통한 감각의 확장을 통해 예술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영일 한시련 회장은 "'어두운 미술관'은 시각장애인에게 단순한 전시가 아닌, 예술을 통한 사회적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누구나 차별없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접근성 확대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유니원 관계자는 "시각장애인도 다른 감각을 통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는 확신을 드리고 싶다"며 "이번 전시가 예술을 통한 소통과 감동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024년 서울문화재단의 문화향유 실태조사에 따르면, 문화예술 관람 경험이 없는 장애인은 64.5%에 달해 비장애인 대비 약 2.7배 높다. 또 2019년 '시각장애인의 전시예술품 관람 욕구 조사'에서는 실제 전시 관람 경험이 전체의 3%대에 불과해 문화생활 참여 영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시각 중심의 전시 환경과 맞춤형 콘텐츠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