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MICE) 업계가 지속가능해지려면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를 실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20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전마이스데이' 2일차 포럼 참석자들은 DEI가 마이스에 영향을 어떻게 미치는지, 또 마이스에 DEI를 어떻게 접목해야 하는지를 두고 심도있는 논의를 펼쳤다.
와이킨 웡 국제컨벤션협회(ICCA) 아시아태평양 지부장에 따르면 DEI란 우리 스스로가 다양한 가치를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방식이다. 웡 지부장은 "DEI가 특히 다국적, 다인종 지역에 중요한 이슈"라며 이를 어떻게 비즈니스 이벤트에 적용하고 국제무대에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령 세계에는 최소 2000개 이상의 언어가 있는데 각 언어 사용자들의 수요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웡 지부장은 그 첫번째 단계로 음식과 디자인을 꼽았다. 눈에 보이는 선호와 이벤트를 기본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싶다면 그 공간이 마치 집에 있는 것처럼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도록 조성해야 한다"고 웡 지부장은 주장했다. 즉 식음료, 호텔, 일정 등 여러 요소에 있어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사무국장은 지금 DEI가 이슈가 되고 있는 이유는 "우리가 지속가능성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라며 "DEI는 ESG 중 사회적 측면에 있어서 가장 주요하고 실천을 요구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특히 마이스는 어떠한 문제를 풀기 위해 모이는 분야, 특정 문제를 다루기 위해 여러 방면의 산업이 모이는 분야이므로 어느 산업보다도 앞서서 DEI를 실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DEI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밸런스(균형), 어느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고 긍정적인 효과를 보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DEI는 모든 사람이 공정하고 평등하고 포용적으로 혜택을 가져가게 하기 위한 것으로, 수용성의 문제이자 접근성의 문제다. 주민이 외부인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가, 그 사람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또 존중받기를 원하는가 등이 있다. 더불어 물리적 접근성, 즉 이동의 자유를 관통하는 원칙이라는 것이다.
에일린 컥 싱가포르엑스포 차장은 "행사장의 관점에서만 봐도 모든 사람들에게 최대한 쉽고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장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전략은 물리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자동문, 휠체어, 경사로 등을 비롯해 반려동물 박람회를 열 때 반려인, 반려동물 전용 입장로를 마련하는 등의 사례가 있고 국제 연사들을 초청할 때에도 여름휴가, 크리스마스 등 중요한 휴일 날짜 등을 피하는 등 문화적 고려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컥 차장은 이 같은 예시들이 매우 간단하지만 이러한 단계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케이코 니시모토 리즈메이칸대학 교수는 "다양한 수요자들의 요구를 충족해야 하는 마이스 산업의 특성상 DEI가 새로운 컨셉은 아니다"라며 DEI는 광범위한 이슈인만큼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가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케이코 교수는 현실적으로 모든 요구를 충족할 수는 없지만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나난 자이 쓰촨틴글랜 텐푸 미팅서비스 차장은 중국이 아직 표현의 자유에 있어 안전하지 못한 실정을 털어놓으며 "DEI의 실천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게리 칸 하이데라바드 CVB 대표는 "인도와 미국의 DEI 현황 및 사례를 소개하며 모든 산업에 DEI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미정 N.I.C 코리아 대표는 "DEI는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사실적이고 실질적인 것"이라며 다인종국가에서의 인종차별 금지, 전쟁 등 극한 환경에서 침해당하는 인권, 부정당하는 여성들, 이주자가 경험하는 배척 등은 현실적인 문제임을 짚었다.
박 대표는 "DEI를 성공 전략으로만 접근한다면 자본주의적 관점에서밖에 분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DEI에는 인간적인 해석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공감부터 시작하고 그 다음에 이해와 수용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또 DEI를 적용하는 데 있어 완곡어법을 지향하고, 또 단순 시도로 그치지 않고 꾸준한 관리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 좌장을 맡은 윤유식 경희대학교 교수는 "국내에서 DEI를 주제로 한 마이스포럼은 이번 포럼이 첫 사례일 것"이라며 "ESG 관련해서는 많이 논의되고 있지만 DEI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큰 논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이미 대두되는 이슈인만큼 국내 업계에서도 DEI에 관심을 기울여야할 것"이라며 이번 포럼의 의미를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