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MICE) 산업의 한 축에 속하는 '이벤트' 산업이 기업 마케팅과 맞물려 덩치가 커지는 데 비해 이를 뒷받침해줄 제도가 없다는 지적이다.
16일 마이스업계는 "이벤트 산업은 엄연히 커지고 있는 산업 분야임에도 관련 법제도 하나가 없다"면서 "이벤트 산업이 날로 성장하고 있는만큼 이를 뒷받침해줄 제도를 마련하고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마이스(MICE)에서 'E'에 해당하는 이벤트(event)는 축제부터 BTL, 온라인 프로모션까지 광범위하게 아우른다. 쉽게 말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모든 체험형 행사와 광고들이 이에 속한다.
ATL이 TV, 신문, 라디오 등을 이용하는 일방향적인 광고라면, BTL은 팝업스토어, 온라인 이벤트, 할인행사, 체험단 등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는 다양한 광고 방식을 뜻한다.
기업이 프로모션을 하기 위해 팝업쇼를 만들 때, 이벤트 회사들이 이를 대행한다. 이 이벤트 프로모션 대행사들도 마이스 업체에 속해 있어 이벤트 산업도 마이스의 한 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BTL 시장이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령 아무리 TV를 통해 '스마트폰' 제품을 광고해도 실제 사용감이 어떤지는 알릴 방법이 없다. 반면 삼성플라자, 팝업스토어 등 체험존에서는 실물을 보고 체험하게 하면 구매율이 훨씬 높아진다. 이러한 체험형 광고기법이 기존의 일방적인 광고에 싫증난 젠지 세대 니즈와도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BTL 마케팅 전문가는 기존 광고 전문가와 분야가 완전히 다르다. 기존 광고계는 BTL을 잘 모른다. 특히 기업들은 BTL 마케팅 인력을 마이스 경력자 위주로 뽑는다. 삼성전자에도 마이스 관련 인력이 100명 이상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역할은 론칭쇼 및 팝업스토어 구성, 부스 설계 등에 대한 기획이다.
이처럼 이벤트 산업은 앞으로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제도가 미비하다는 게 문제로 꼽히고 있다.
현재 마이스 산업은 관할 부처가 나눠져 있다. 전시산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담당하고, 국제회의 및 관광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담당한다. 그런데 이벤트 산업은 어디서도 담당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시피 한다. 이벤트 산업을 육성하고 관리감독할 제도적 기반도 전무하다. 이 때문에 이벤트까지 포함시켜 마이스 산업을 아우르는 '총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영혜 동덕여대 교수는 "이벤트 관련 제도가 없으니 이벤트 산업의 가치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더 늦기전에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