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령 사태로 한국 방문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행사들이 차질을 빚게 생겼다.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령은 국회의 해제 의결로 2시간만에 무위로 돌아갔지만, 이 여파는 마이스(MICE) 업계에 고스란히 미치고 있다. 미국도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국여행에 대한 경보를 발령하고 비자발급 등 영사업무를 중단했고, 뉴질랜드도 여행권고 주의수준을 한단계 상향했다. 심지어 전쟁중인 이스라엘마저 한국여행에 대해 경고를 발령했다.
이에 마이스업계는 6일 "우리는 계엄령을 해프닝으로 치부할지 모르지만 해외에서는 여행 위험국가로 지정하고 있다"면서 "비단 국내 정치권만 계엄령에 대한 후폭풍을 겪는 것이 아니고, 마이스업계는 이 여파를 정면으로 겪게 생겼다"며 울분을 토했다.
한 지역관광재단 관계자도 "여행업계가 가장 타격을 입고 있다"며 "여행사들은 계획했던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난감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타격을 받는 분야는 인센티브 여행사다. 이 관계자는 "인센티브 여행업계가 가장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해당업체들이 재단쪽에 상황이 안전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달라는 요청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회의·전시·이벤트와 관련해서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A PCO업체 관계자는 "(계엄령 사태 이후) 준비중인 행사에 오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어 설득 중에 있다"며 "한국을 방문예정인 사람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B PCO 관계자도 "일부 해외 연사들이 온라인 발표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했다.
한국PCO협회 관계자는 PCO 곳곳에서 행사가 취소될 상황에 놓이면서 이를 막고자 인력이 급하게 투입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PCO들에게 해외 연사들로부터 '한국 상황이 안전한가', '행사가 취소되는가' 등의 문의가 빗발치고, 한국에 도착한 연사들도 온라인 발표 전환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주최 및 연사들 중심으로 불안해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마이스업계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마이스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겨우 회복중인데 또다시 악재를 만난 것이다. 공기관 한 관계자는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면 마이스 업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해외에서 한국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신해야만 이 위기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마이스협회는 5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요청을 받아 관광·마이스 분야 일일동향 파악에 나섰다.
한국마이스협회는 공문을 통해 '마이스 행사 개최 및 운영과 관련해 애로사항이나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 협회로 관련 내용을 공유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한국마이스협회 관계자는 "(계엄령 사태로) 관광·마이스업계 모두 불안해하는 상태"라며 "업계 현황을 취합해 정부에 보고하고, 업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