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이후 미국과 영국 등 전세계 곳곳에서 한국을 '여행위험국'으로 지정하면서 정부와 관광·마이스업계가 관광업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관합동 상황반'을 구성해 사태 진화에 나섰다.
9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관광업계에 한국 관광이 안전하다는 내용의 영문서한을 업계에 전달했다. 지난 5일 계엄 사태 이후 한국 정부의 조치 현황과 입장을 안내하는 공문을 전한 데 이은 것이다.
문체부는 공문을 통해 한국의 주요 관광지는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 운영중이며,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과 관련해 안내나 통역, 불편 신고 등 상담이 필요한 경우 '관광통역안내전화 1330'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같은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일관광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문체부 유인촌 장관과 장미란 차관이 참석해 외국 관광객의 방한 환경이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외교부는 주한 외국 공관에 한국의 일상생활이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외교 공한(공적 서한)을 보냈다.
지난 3일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 이후 방한 계획이나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여행사와 호텔 등으로 한국 여행을 가도 되는지를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선 계엄 사태 직후 10건가량이 예약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서울 특급호텔에선 연말 예정된 연회의 5%가량이 취소되기도 했다.
일부 일본 수학여행 단체가 방문을 취소했고 전문 여행사를 통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일행도 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스웨덴 총리가 방한을 연기한 데 이어 미국 국방장관도 방한을 보류했고 카자흐스탄 국방장관은 방한을 취소했다.
태국에서는 원화의 환전까지 막혔다.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태국의 한 환전소에서 '한국의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일시적으로 한국 돈을 받지 않는다'는 공지를 붙여놓은 사진이 번지기도 했다.
업계는 이번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면 코로나19 이후 활기를 띠기 시작한 관광·마이스가 다시 침체될까봐 우려하는 목소리다.
이에 한국마이스협회는 업계에 이번 사태와 관련한 피해사례나 특이사항을 공유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마이스협회는 "국내 정치적 이슈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여전히 안전한 관광·마이스 목적지"라며 "협회는 정부와 민관 합동 관광 상황반에 참여해 공동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