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 '일상속 AI'...전세계 4800개 기업 신기술 '한자리'

조인준 기자 2025-01-08 19:29:58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 개막(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 개막돼 오는 10일까지 열린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전시회답게 개막 첫날부터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번 전시회는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우주기술, 디지털헬스 등이 우리 실생활 속으로 빠져든다는 의미의 'DIVE IN'을 주제로 160개국 4800개 기업들이 각종 신기술을 선보인다.

행사는 AI 칩 분야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황 CEO는 RTX 4090 모델의 성능을 2배 이상 능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RTX 50' 시리즈와 소비자 워크플로우를 개선하도록 설계된 실시간 AI 비서 '에이전틱 AI'를 소개했다. 또 로봇이 물리적 세계를 더 잘 탐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생성형 AI 모델과 함께 물리적 AI를 발전시킬 수 있는 최첨단 생성형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WFM) '코스모스'를 공개했다.

파나소닉 홀딩스 그룹 유키 쿠스미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지속 가능성, AI, 미래세대의 건강에 대한 파나소닉 그룹의 비전을 공유했다. 그는 넷제로를 향한 여정을 100% 재생 에너지로 가동되는 44개의 제조 시설과 함께 설명하고, 기존 시스템보다 에너지를 더 적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HVAC 시스템 '오아시스'를 선보였다.

▲챗GPT-4o가 탑재된 대화형 AI 로봇 '로미'(사진=AP 연합뉴스)

전시관은 AI와 관련된 신기술들로 한가득이다. 특히 AI 적용 범위를 로봇, 모빌리티, 디지털헬스 등 광범위한 산업군으로 확대하는 '버티컬 AI'가 대세를 이뤘다. 버티컬 AI는 거대언어모델(LLM)처럼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AI 기본 모델을 뛰어넘어 특정 기술 분야에서 활용성을 강조한 맞춤형 AI 기술을 뜻한다.

일본 믹시는 부드러운 물방울 형태의 대화형 AI 로봇 '로미'를 소개했다. 로미는 대화 내용을 기억하고 나중에 해당 내용을 떠올리며 다시 대화를 이어간다. 로봇에는 오픈AI의 GPT-4o를 탑재해 요리 레시피나 전문적인 과학 분야까지 답변하며, 웹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검색해 가장 적절한 답변을 내놓는다.

AI가 물 소비 습관을 고쳐주는 제품도 있다. 미국 하이드리픽은 실시간으로 물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홈 물 센서 '드롭넷'을 전시했다. AI가 누수나 예기치 않은 물 소비를 감지하고 이용자에게 경고하는 시스템을 갖춰, 이용자 스스로도 몰랐던 물 소비 습관을 대신 기록하고 인지시킨다. 이를 통해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물을 줄여줘 환경 보호와 경제적 이득, 두마리 토끼를 잡아낸다.

▲앞에 서기만 해도 건강 지표를 체크해주는 스마트미러 '옴니아'(사진=AP 연합뉴스)

노화를 막고 건강을 유지하는 '에이지 테크' 기술도 눈에 띄었다. 프랑스 의료 기술사 위딩은 건강 지표를 측정해주는 스마트미러 '옴니아'를 선보였다. 거울 앞에 서면 심전도 등 각종 건강 지표를 측정해 표시해주고, AI 음성 비서가 병원 예약이나 운동 등을 제안해준다. 심장 관련 지표에 문제가 보이면 24시간 내 심장전문의로부터 맞춤형 피드백을 받아준다.

스타트업 육성 협력 조직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 이석우 부사장은 AI에 기반한 진단 기술로 사용자의 정신건강을 모니터링하고 추적하는 '릴리프 AI', AI 기술로 인체 동작을 촬영 분석해 건강 문제를 조기에 감지하는 '케어캠' 등 다수의 헬스케어 기업을 소개했다.

CES 주관사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 브라이언 코미스키 디렉터는 미디어 브리핑에서 "기술이 인간의 수명 연장과 직결되는 융합이 실제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올해 CES의 핵심 트렌드"라며 "AI의 등장으로 스마트홈이 진화하며 집에서 건강을 진단하고 관리하는 에이지테크 기술들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우주산업 관련 기업에서는 다양한 미래 비전이 펼쳐졌다. 일본 스페이스 워커는 탄소 신소재를 사용해 최대 1000회까지 재활용할 수 있는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지구 준궤도·궤도를 도는 우주 여행에 투입하거나 대기권 밖으로 이동하는 초고속 비행기로 활용하는 게 목표다. 스페이스 워커 관계자는 "2040년대부터 일본 도쿄부터 미국 뉴욕까지 40분만에 주파할 수 있는 우주 비행기가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와 협력중인 미국 에코아톰스는 우주로 화물을 보낼 때 거칠고 위험한 비행에서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적재함과, 우주라는 극한 환경에서도 작동되는 첨단 컴퓨터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우주 기업들도 눈길을 끌었다. 위성시스템 설루션 기업 컨텍은 인공위성 통신 전용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위성 통신을 활용하기 때문에 도서 지역은 물론 우주에서도 문제 없이 통신이 가능하다. 국내 우주광통신 기업 스페이스빔은 전파 대신 빛(레이더)을 통해 인공위성과 지상국 사이 광연결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빔 관계자는 "레이저를 활용하면 전파보다 100배 빠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며 "광섬유에 이은 새로운 광통신망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킨제이 파브라치오 CTA 회장은 "CES는 기술 혁신을 믿는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는 독보적인 행사"라며 "CES 2025는 산업과 세계를 발전시키는 대화를 이끌며 연결을 강화하는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곳에서 다양한 기업들의 첨단 기술과 비전을 경험해보고 놀라운 영감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