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는 빼어난 자연경관뿐 아니라 서구의 침략으로 시작된 역사의 흔적도 중요한 관광자원이다. 한달 가까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페루 등 5개국을 여행한 기록을 20편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태고의 자연경관, 역사, 그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음가는대로 담았다. 남미를 다녀온 분들에게는 추억 돌아보기로, 여행을 계획중인 분에게는 사전정보로, 남미라는 외딴동네를 이해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편집자주]

<제29편 [꽃중년 여행노트] '리마' 구도심 맛보기와 바다새 직관하기>에서 이어집니다.
남미여행의 마지막날은 리마의 해안을 따라 잘 정비된 공원길을 걷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트래킹의 시작은 과일 배(pera)의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원래 명칭보다 '페라공원'(Parque de Pera)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시작했다. 해안 공원의 배모양의 한가운데는 마리아노(Mariano Santos Mateos)라는 태평양전쟁 영웅의 흉상이 있다. 공원의 언덕 아래 우측으로는 태평양 해안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여러가지 이름의 해안 공원들은 신도심 '미라플로레스'(Miraflores)를 지날 때까지 죽 이어졌다. 해안 공원들을 따라 걷는 트래킹이 너무 편안했다. 우측 언덕 아래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태평양을 보는 재미도 좋지만 공원마다 잘 조성된 꽃들을 카메라에 담는 즐거움도 만만하지 않았다.
마침 부활절 주간이어서 가톨릭 국가인 페루는 월요일부터 부활절인 일요일까지 1주일간 쉬웠다. 잘 가꿔진 공원에 자녀와 함께하는 가족들, 연인과 함께하는 데이트족들. 휴일 나들이를 즐기는 페루 시민들의 모습이 너무 여유있고 평화로워 보였다. 어느 유럽의 대도시 주변의 공원 풍경에 비해 모자람이 전혀 없었다. 이틀전 산 마르틴 광장과 그리고 아르마스 광장에서 보던 페루 시민들의 모습과 달랐다. 차량 소음으로 시끄러운 길을 무표정한 얼굴로 바삐 걷거나, 호객을 위해 반들거리던 느낌이 나던 구도심 사람들의 표정이 아니었다.

놀면서 쉬면서 성모마리아(Virgen Maris)공원, 간디(Gandhi)공원, 그리스공원, 비센테나리오(Bicentenario)공원, 스케이트 미라플로레스(Skate Miraflores)공원을 거쳐 부에나비스타 카페(Buenavista Cafe)에 도착했다. 이 카페는 지인의 추천을 받은 곳인데 해안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으로 유명하다. 해안이 보이는 실외에 테이블을 설치하고 그 위에 파라솔을 설치해뒀다. 운좋게 빈 테이블이 딱 하나 있어 대기하지 않고 들어갔다.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더위도 식히고 해안 전망도 즐겼다. 카페를 나와 '사랑의 공원'(Parque del Amor)을 향했다.
절벽같은 언덕을 걷는 길에서 멀리 해안도로가 내려다보였다. 상행 3차선, 하행 3차선으로 완전 분리된 해안도로에 자동차들이 줄지어 달렸다. 그 옆 미라플로레스 해안에는 파도가 쉴새없이 밀려와 하얗게 부서졌다. 자세히 보니 해안가에도 사람들이 빼곡했다.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실은 서퍼들의 모습도 보였다. 도심 해안에서 자유롭게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리마 시민들이 살짝 부러웠다.
파란 하늘에 둥실둥실 떠다니는 패러글라이딩도 비현실처럼 느껴졌다. 해변가에 절벽이 늘어서 있는 지역이니, 굳이 차 타고 산까지 갈 필요없이 바로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부럽다. 해안에서 절벽을 타고 올라오는 바다 바람 때문에 패러글라이딩이 쉽게 하늘로 떠오른다고 한다. 리마에서는 또다른 방식의 페러글라이딩이 있다. 베르데 해안(Costa Verde)에는 조종사가 운전하는 동력 페러글라이딩이 있다. 평지인 해안에서 동력을 이용해 달리다가 상공으로 이륙을 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휴일을 즐기는 리마 사람들의 모습에 여유가 넘친다.

해안에 눈길을 주다보니 금방 사랑의 공원(Parque del Amo)에 도착했다. 이곳은 사랑을 테마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조각공원이다. 공원 한가운데 남녀가 껴안고 키스하는 황토색 거대한 조각상이 놓여있다. 이 공원의 랜드마크인데 남태평양의 낭만적인 풍광과 잘 어울렸다. 여기서 키스를 하면 사랑이 더 깊어진다고 한다. 사랑의 자물쇠를 걸어놓는 곳도 보였다. 연인들이 많이 찾는 명소답다.
1993년 발렌타인데이 때 개장한 이 공원은 매년 오래 키스하기 대회가 열린다고 한다. 멋진 장소에 어울리는 조형물, 그리고 쌓아가는 스토리. 명소를 만들어가는 요소를 다 갖췄다. 형형색색의 깨진 타일을 붙여서 만든 조형물이 랜드마크를 크게 둘러싸고 있다. 재료나 물결치는 구조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구엘공원에 있는 가우디의 작품의 카피로 보인다.
해안을 따라 조성된 공원 산책길을 걷는 트래킹은 사랑의 공원에서 끝내고 10분 거리의 라르코마르(Larcomar) 쇼핑몰을 들렀다. 태평양이 내려다 보이는 이끼 절벽에 위치한 쇼핑몰이다. 신도심의 고급 쇼핑몰 분위가 물씬 났다. 현대적 건축디자인에 160여개의 다양한 매장이 입점해 있고, 레스토랑, 영화관, 볼링장 등이 있다고 한다.

리마 해안에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 초리요스 지역이다. 소위 수도사의 자살 바위라고 불리는 '수도사의 절벽'(El Salto del Fraile)을 찾았다. 해안의 절벽인데 흰옷의 수도사 복장을 한 남자가 절벽에서 해안 물속으로 뛰어드는 자살을 재현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프란시스코라는 청년은 여종의 아들이라는 신분 때문에 사랑하는 후작의 딸과 떨어져 수도원에 보내진다. 연인 클라리타가 다른 나라로 떠나는 배를 보며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프란시스코는 절벽에서 몸을 던진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아픈 결말이다.
현장에서 흰 수도사복을 입은 남자가 구명 로프도 없이 절벽에 잠시 섰다가 다이빙하듯이 물 속으로 뛰어들며 수도사의 자살을 재현하는 모습을 직관했다. 잠시 후 물 위로 올라온 그에게 관광객들이 몰려와 사진도 찍고 팁도 건넨다. 이 분은 전문 다이버라고 한다. 어느 나라든지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이 신분을 초월한 아픈 사랑의 이야기가 있고, 이러한 실연의 아픔에 위로를 보내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리마 공원에서 만난 나무, 꽃, 열매
지구 남반부에 위치한 리마는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다. 12월에서 4월까지 따뜻한 계절인데 기온이 20~27도정도다. 6월에서 10월까지는 건조하고 선선하다. 8월이 가장 추운데 이때도 15~19도 정도다. 사람이 살기 딱 좋은 날씨지만 식물들의 성장에도 최적의 날씨다. 이런 날씨 덕분에 열대에서나 만날 수 있는 크고 화려한 꽃들을 동네공원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호텔이 있던 산 미구엘 지역의 공원을 지인과 돌아볼 때도 공원 여기저기에서 꽃을 피운 식물들이 반겼다. 미라플로레스 해안 위쪽 언덕에 조성된 산책길에서도 해안 공원마다 다양한 꽃들로 조성돼 있었다. 동네공원 그리고 해안길을 걸으며 만난 꽃과 나무들을 정리해봤다. 동남아 여행을 하며 여러 곳에서 보던 꽃나무를 한 번에 다 만나는 행운을 즐겼다.
동네공원에서 새 줄기에 가시가 잔뜩 붙은 미인수, 불꽃 모양의 주황색 큼직한 꽃을 피우는 화염수, 주황색으로만 보던 노란색 능소화, 노란색 큼직한 꽃 알라만다를 만났다.
■ 미인수 : 나무 끝에 달린 꽃은 분홍색이고, 안쪽은 우유 빛의 흰색인 화려한 꽃잎을 보면 미인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5~7장의 꽃잎을 자랑스레 활짝 벌리고 가운데 꽃술을 길게 내밀고 있다. 이런 꽃 모양 때문에 축제때 도발적으로 춤을 추는 무희에 비교하며 술 취한 나무라는 별칭도 있다. 원줄기에 원뿔모양의 가시가 잔뜩 달린 것도 까탈스러운 미인의 조건에 어울린다. 가시는 물을 저장해서 건기를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오래된 나무의 밑둥이 병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에서 바오밥나무과 같은 계통의 나무임을 알 수 있다.
■ 화염수 : 가지 끝에 핀 꽃이 불꽃같아서 화염수 또는 화염목이라고 한다. 이 붉은 꽃송이의 모양은 튤립같아서 영어로는 아프리카 튤립나무(African Tulip Tree)로 불린다. 노란색 꽃도 있으며 아프리카 나무 답게 꽃도 크고, 성장 속도도 빨라 20~25m까지 훌쩍 큰다.
■ 노랑능소화 : 능소화는 덩굴성 나무로 다른 물체에 붙어 자라며 주로 주황색 나팔 모양의 꽃을 피운다. 우리나라에도 여름철에 자주 보는 꽃이다. 옛날에는 주로 양반집 마당에 심어 '양반꽃'이라고도 했는데 지금은 화려한 꽃모양이 좋아 관상용으로 도심의 대로변이나 담장에도 많이 심는다. 리마 공원에서 만난 능소화는 국내에서 보지 못한 노란 꽃을 피웠다.
■ 알라만다 : 진노랑의 화려하고 큼직한 꽃이 한눈이 들어오는 전형적인 열대 꽃이다. 깔때기 모양에 끝이 갈라진 5개의 꽃잎을 갖는데 꽃 모양이나 색깔 때문에 골든 트럼펫, 또는 황금 종이란 별칭이 있는데 잘 어울린다. 잎이나 줄기를 가르면 우유빛 수액이 나오는데 독성이 있다.

건드리면 잎을 오므리는 미모사, 보라색 꽃잎이 화려한 자카란다, 큼직한 꽃뭉치가 툭 떨어지는 플루메리아, 금은화라는 이름이 익숙한 인동넝쿨도 만난다. 화려하고 큼직한 황호접 꽃은 안데스의 아가씨라는 별칭이 잘 어울린다.
■ 미모사 : 가지 끝 4개의 잎자루에 달리는 작은 잎이 아카시아 깃처럼 매달린다. 이 잎사귀를 건드리면 움츠려 들며 반으로 접히는 것으로 유명한 식물이다. 자극을 받으면 물관에서 물을 빼서 잎사귀를 움직이는 데 천적들을 방어하기 위함이다. 잡풀 속에서 자라는 콩과 식물로 잡초 취급을 받지만, 잎 겨드랑이에 작은 공처럼 핀 분홍색 꽃도 너무 예쁘다.
■ 자카란다 : 높이가 30m가 넘을 만큼 키 큰 나무에 오동나무처럼 길쭉한 종모양의 보라색 꽃이 풍성하게 피어 멀리서도 표가 난다. 꽃이 워낙 아름다워 남미 아열대가 원산지이지만 여러 나라에서 관상수로 널리 퍼졌다. 일본과 일본 등에서 봄에 벚꽃 축제가 있는 것처럼 호주에는 10월초 자카란다 축제가 열린다. 잎보다 꽃이 먼저 펴서 길거리를 화사하게 만드는 것도 우리 벚꽃과 유사하다.
■ 플루메리아 : 하얀 5개의 꽃 잎이 모이는 중앙이 노란색으로 참 예쁜 꽃이다. 암수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큼직하고 단순하게 생긴 꽃이지만 향이 너무 좋다. 땅에 통째로 떨어져 오래간다. 하와이나 발리 등에서 원주민들이 전통 춤을 출 때 머리에 꽂는 꽃이기도 하다. 하와이언 목걸이 레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데 러브하와이라는 별칭이 있다. 자카란다는 태국의 국화이고, 플루메리아는 바로 옆 나라 라오스의 국화이다.
■ 인동덩굴 : 덩굴식물인데 흰 색의 꽃을 피우다가 노란색으로 변해서 금은화라고도 한다. 꽃술도 꽃 잎의 색깔을 따라 가는 게 신기하다. 외래종으로 붉은 색의 꽃을 피우는 붉은인동도 화려하다. 추운 겨울 눈 속에서도 푸른 잎을 달고 있어 “인동초”라는 이름으로 국내에는 알려져 있다.
■ 황호접 : 이름처럼 꽃 모양이 노랑나비가 날개를 펼친 모양이다. 밤이 되면 잎들이 나비가 날개를 접듯이 서로 오므린다고 한다. 꽃잎 한가운데에서 노란색의 둥글게 뻗은 꽃술도 꽃 모양과 잘 어울린다.

꽃도 꽃이지만 열대과일이 열린 나무가 오픈된 공원에서 자란다는 것도 신기하다. 노란색의 큼직한 열매를 늘어뜨린 카카오, 항아리 모양의 아보카도 열매, 무화과 열매, 노란 꽃이 예쁜 파파야 열매도 쉽게 보인다.
■ 카카오 : 해변 공원을 걷다가 노랗게 익은 타원형의 열매가 달린 까카오 나무를 보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카카오 열매 안에 든 40~60개의 씨앗을 갈아서 만든 것이 코코아이고 초콜릿의 원료다. 열매는 큼직한데 꽃은 너무 작아 1-3mm정도의 곤충인 샌드플라이가 수분을 돕는다고 한다.
■ 파파야 : 줄기 끝에 돌아가며 다닥다닥 붙어 있는 큼직한 파파야 열매도 신기하지만 하얀 색의 작은 꽃도 참 귀엽다. 저렇게 작은 꽃이 수정해 자신보다 수십배나 되는 열매를 만들어내는 것이 참 신기하다. 파파야가 달린 원 줄기는 굵기도 하고 키도 커서 나무인 줄 알았는데 풀과 나무의 중간이라고 한다.
큼직한 둥근 잎 가장자리에 톱니와 구불구불 휜 모양의 야곱의 망또, 무희의 신발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노란색 앙증맞은 신발모양의 꽃도 신기하다. 지인의 집에서 본 나도 샤프란, 노란 빨간꽃이 화려한 금관화, 플럼바고도 반가웠다.
■ 야곱의 망또 : 둥글고 큼직한 잎의 색깔이 짙은 구리색인데 톱니로 된 가장자리는 분홍색을 띠어 잎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잎 한가운데 긴 이삭 모양으로 뻗은 것이 수꽃이다. 둥글게 휘며 말리고 가장자리가 주름진 잎의 모양에서 재미난 이름이 붙었다. 아갈리파 윌케시아나 라는 이름보다 야곱의 망또가 백배 낫다.
■ 무희의 신발 : 산 미구엘 동네 가정집 화단에서 발견했는데 꽃모양이 참 독특하다. 다른 나무에 덩굴을 감아 올라가는데, 아래로 처진 긴 줄기에 위에서부터 꽃을 피운다. 노란색 신발처럼 생긴 꽃의 아래쪽이 갈색 또는 붉은 색이다. 툰베르기나 미소렌시스라는 학명은 너무 어렵고 무희의 신발 이란 이름이 멋지게 어울린다. 긴 줄기를 늘어뜨리고 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고 시계추덩굴(Clock Vine)이란 별칭도 있다.
■ 나도사프란 : 난초처럼 길고 가느다란 잎들 가운데 줄기를 올리고 핀 6장의 분홍색 꽃이 화려하다. 노란색 꽃술도 꽃 잎과 잘 어울린다. 구근을 가진 수선화과인데 붓꽃과의 사프란과 꽃 모양이 비슷해서 나도사프란이란 이름이 붙었다. 제주도에서 여름에 흰꽃나도사프란은 자주 봤었다. 잎 모양을 보고 실난이라 부르기도 한다.
■ 금관화 : 긴 꽃대 위에 빨간색 또는 주황색 꽃봉우리가 올라오는데 이 꽃봉오리가 아래로 젖혀지면 그 가운데 왕관 같은 노란 꽃이 불쑥 올라온다. 붉은 망토를 두르고 금빛 금관을 쓴 모습이다. 빨간색 사이에 노란색이 있는 색깔의 대비가 마치 스페인의 국기와 같아 스페인국기라는 별칭이 있다.
■ 플럼바고 : 하늘거리는 5개의 옅은 보라색 또는 파란색 꽃잎이 살짝 겹쳐 피는데 꽃 잎마다 한 가운데 잎맥이 진한 보라색으로 멋을 냈다. 하늘색 색감 때문에 sky flower라고도 한다. 납중독을 치료하는데 쓰이기도 해서 납풀 이라고도 하는데 수국처럼 여러 개의 꽃이 한데 모여 피는 모양이 화사하다.

여러 종류의 히비스커스도 즐겼다. 공원 산책에서 꽃술을 길게 내민 하와이언 무궁화 히비스커스, 겹꽃 히비스커스, 잠자는 히비스커스란 별명의 말바비스커스, 노랑에서 빨강으로 꽃색을 바꾸는 해변 히비스커스도 만난다.
■ 히비스커스 : 5개의 정열적인 붉은 색 꽃잎이 큼직하고, 꽃의 한가운데 굵은 암술 대가 길게 튀어나오고, 노란 수술 꽃밥이 암술대 뒤쪽에 가지 치듯 매 달려 있는 것이 인상적인 꽃이다. 부상화 또는 하와이언 무궁화라고 한다. 같은 계통(무궁화속)이라 꽃모양이 우리 무궁화와 비슷하다, 하와이가 원산이나 아름다운 꽃 모양때문에 노란색, 주황색, 분홍색 등 500여종의 다양한 원예종이 만들어졌다. 무궁화는 우리나라 국화이고, 히비스커스는 말레이지아의 국화이다.
■ 겹꽃 히비스커스 : 히비스커스가 기본적으로 홑꽃인데, 겹꽃으로 개량된 히비스커스가 있다. 긴 꽃자루에 꽃잎이 여러 개 포개진 것처럼 핀 겹꽃이 마치 아이스크림 콘 같다. 홑꽃이 화려하다면 겹꽃은 풍성하다. 유럽무궁화, 덴마크 무궁화라고 부르는 것으로 봐서 덴마크에서 개량된 것으로 보인다.
■ 말바비스커스 : 히비스커스 꽃인데 아래쪽으로 향하며 살짝 열리다가 만 모양이다. 빨간 꽃술이 그 사이에 길게 돌출된 모습을 보면 그게 다 핀 모양임을 알 수 있다. 꽃 잎을 활짝 열지 않는 히비스커스 종류가 바로 말바비스커스이다. 대롱 모양이 터키인들의 터번을 닮아 Turk’s Turban, 자고 있는 것 같아 Sleeping Hibiscus라는 별칭이 있다.
■ 해변 히비스커스 : 이름 그대로 해안 공원의 정원에서 만난 히비스커스인데 같은 나무에 노란꽃과 빨간 꽃이 섞여 있었다. 꽃이 필 때는 짙은 노란색이나 시간이 지나며 주황색을 거쳐 빨간색으로 바뀐다.

리마에서 첫날은 리마의 역사지구가 있는 구도심을 돌았고, 둘째날은 리마 주변의 섬 투어에 이어 마지막날은 태평양에 인접해 있는 리마의 신도심 미라플로레스 해안을 트래킹 하며 태평양 해안과 잘 정비된 공원의 꽃나무들의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거의 한 달이나 걸린 긴 남미여행의 마지막을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화려한 열대 꽃구경으로 마무리했다.

글/ 이상홍
(현)단국대학교 석좌교수, 여행작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숲 해설가
(전)정보통신기확평가원 원장/ KT파워텔 대표/ KT 종합기술원 부원장/ KT 중앙연구소장
저서=까미노, 꽃중년이 걸은 꽃길, 꽃의 향기 소통의 향기 등